편집부 최애 간식 "만두"👽
삼층인터뷰 with 채원
희곡을 읽는 사람들,
희곡을 만드는 시간
― 지만지드라마 인터뷰
서포터즈 채원의 요청으로 지만지드라마 팀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희곡을 만들고, 읽고, 독자와 만났던 시간들을 차분히 돌아봅니다.
브랜드를 꾸려 온 사람들의 목소리로 기록한 지만지드라마의 2025년, 그 소회를 전합니다.
𖧧 인터뷰어 : 채원
𖧧 인터뷰이 지만지드라마 두유(편집자), 랑(편집자), 조은정(독자 커뮤니케이터)
채원
안녕하세요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랑
안녕하세요, 미랑입니다. 16년 차 희곡 편집자입니다. 드라마 읽고 보는 것 좋아합니다.
두유
안녕하세요, 편집자 두유입니다. 지만지드라마와 함께한 지 2년 1개월 정도 되어 가네요.
채원
지만지드라마가 처음 희곡 전문 출판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랑
지만지드라마는 ‘지식을만드는지식’(이하 ‘지만지’)이라는 고전 출판 브랜드에서 출발합니다. ‘지만지’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전 세계 고전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그중 희곡만 모아 2019년 새로 론칭한 브랜드가 ‘지만지드라마’입니다. 희곡을 찾아 읽는 독자들이 ‘지만지’의 다른 고전 독자들과 여러 면에서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희곡 독자에게 필요한 게 뭔지 찾아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 희곡 전문 출판 브랜드인 ‘지만지드라마’를 론칭하게 되었습니다. ‘고전 독자’에서 ‘희곡 독자’로 범위를 좁혀 희곡 독자에게 꼭 맞는 책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거죠.
채원
편집자가 생각하는 지만지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두유
그러게요. 핑크 표지로 각인되는 강렬한 인상? 보물 같은 희곡이 넘쳐 난다는 것? 개성 있는 인스타 피드? 독자님들은 지만지드라마의 매력 포인트로 무엇을 꼽아 주실지 궁금하네요. 언젠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도 한번 소개하고 싶어요. 정말 못 말리거든요. 한 편의 드라마가 아닐 리 없어...
채원
웹진 <간間지>를 구성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나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두유
구석구석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요. 단기간에 가장 다양한 글을 만날 수 있었던 〈희곡/리뷰 한 꼭지〉 독자 투고 코너에 특히 공을 들였습니다. 서포터즈 채원 님과 기획 단계부터 함께했고 기대만큼이나 걱정도 컸어요. ‘혹시 아무도 참여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었죠. 하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침마다 메일이 쏟아졌고, 그때마다 “오, 이런!” 하며 감사와 만감이 교차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본적인 교정 외에도 웹페이지에 싣기 위해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이 있었어요. 투고 작품마다 형식이 워낙 다양해서 웹진에 바로 텍스트를 흘리기에는 기간 내에 작업할 수 없는 분량이었어요. 그래서 작업 효율을 고려하면서도 디자인적으로 무리가 없고, 읽기에 큰 불편함이 없는 현재의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개선해 보고 싶은 지점이기도 합니다.
<간間지>는 수많은 웹진 가운데서도 문학의 여러 장르 중 희곡만을 고집스럽게 다루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어요. 이곳에서는 전문가, 아마추어 구분 없이 희곡을 사랑하는 누구나 글을 올리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꾸려 가고자 합니다.
아! 소장본은 1월 말 배송을 목표로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채원
웹진 <간間지> 구성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테고리나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랑
개인적으론 편집자 숮이 지난 몇 달 동한 업무일지에 정리해 온 교정 노트 활용한 페이지가 재밌었어요.
두유
여기에는 조금 슬픈 사연이 있어요. 업무일지 작성은 늘 고통의 시간이에요. 😓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겨 내시는지... 좀 더 풍성한 업무일지를 남겨 보고자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교정노트를 작성했는데, 다시 읽어 보니 의외로 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록을 웹진의 한 코너로 만들어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채원
웹진에서도 ‘희곡 교정 노트’ 카테고리를 통해 살짝 엿볼 수 있지만, 희곡 교정 작업을 하며 가장 공을 들이는 혹은 주의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랑
주로 번역 희곡을 교정해 온 경험에 비춰 얘기해 보자면, 우선 교정자로서 희곡을 대할 때 “이 텍스트는 궁극적으로 상연을 목적으로 한다”는 걸 잊지 않으려 합니다. 동작이든 무대든 머릿속에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그림이 그려져야 합니다. 맞춤법도 문제없고, 문장 구사에도 오류가 없는데 무대나 동작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원문을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놓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사도 구어 표현을 고려해 살피게 됩니다. 한 문단에서 문장마다 주어나 목적어가 반복될 때가 있습니다. 소리 내 읽어 보면 몹시 어색합니다. 실제로 말할 때 매번 “나는”, “내가”와 같이 주어를 반복하진 않으니까요. 아마 원어 구사와 우리말 구사 방식 차이 때문일 텐데요. 작가 의도가 아니란 게 확인되면 불필요한 요소들은 정리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 희곡이기 때문에 더 주의하는 부분 있습니다. 희곡의 갈등은 ‘관계’에서 출발합니다. 관계를 고려해 인물의 말투, 상대를 부르는 호칭 같은 것들 통일성 있게 정리되었는지 살핍니다. 인물이 같은 상대에게 갑자기 말투를 달리한다? 단순 오류일 수도 있고 작가가 갈등 전개나 관계 변화 등을 암시하기 위해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번역자와 충분히 상의합니다. 작가 의도인 게 분명하다면 경우에 따라 주석으로 독자에게 의도를 전하기도 하고요.
채원
이번에 낭독극으로 <비평가>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낭독 공연 작품으로 <비평가>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은정
책으로 가득 찬 매력적인 저희 사옥의 로비를 낭독극 무대로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사장님도 사옥 로비를 십분 활용하는 것을 원하셨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이 공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 뭘까 생각을 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떠오르는 작품은 <비평가>였습니다.
채원
이후 다른 작품으로도 낭독극을 진행할 계획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작품으로 하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은정
<비평가>를 낭독극으로 만들면서 작업자들과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멤버들이 모두 웃수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웃음으로 가득한 작업이었습니다. 이 기세를 이어서 다음 작품으로 코미디를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
채원
지난 10월 열렸던 팝업 라이브러리와 관련하여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랑
실내에서 통창 너머로 테라스를 바라봤을 때 모든 분들이 핑크색 희곡을 들고 읽고 있던 장면이 잊히질 않습니다. 뭔가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어요.
은정
수많은 계단과 높은 언덕을 올라야 도착할 수 있는 팝업 라이브러리 장소인 '개뿔'에 찾아와 주셨던 모든 분들이 기억에 남고 감사의 마음을 지금까지도 느끼고 있습니다.
다음 날 군 입대를 해야 하는 연극영화학과 학생이 기억에 남습니다. 연인과 헤어지고 휴학을 하고 곧 군 입대를 앞두고 지방에서 올라오신… 김명화 작가님의 작품 낭독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서 모든 짐을 이고 지고 낭독 모임에 참여한 그분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잘 지내시죠?
두유
그곳 역시 일터였지만 유난히 낭만적인 공간이었지요. 테이블에 둘러앉아 희곡을 읽던 독자님들의 집중한 표정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핑크 서가에 햇빛이 비치면서 무지개가 떠오르던 풍경...🌈

채원
올 하반기, 지만지드라마는 처음으로 서포터즈 ‘노라조’를 모집했는데요! 서포터즈 활동과 관련해 기대했던 점과 활동이 마무리된 지금 서포터즈와 함께한 후기가 궁금합니다!
두유
어떤 인연을 만나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그런 기대를 품었습니다. 한 발짝 떨어진 자리에서 지만지드라마라는 브랜드와 희곡을 바라보고 소개해 주신 덕분에, 제게도 관점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채원
이번엔 참여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노라조로 함께하고 싶으신 독자님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혹시 서포터즈 ‘노라조’ 2기도 모집할 계획이 있으실까요?
두유
서포터즈 1기와 함께한 6개월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개선된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고자 합니다. 곧 모집을 앞두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채원
처음 희곡을 읽어 보려는 독자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무엇인가요?
두유
연말 연초의 심란함은 왜일까요. 아는 얼굴, 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모르겠는 얼굴, 가까웠던 얼굴과 멀어진 얼굴까지 한꺼번에 떠올라서일까요. 저는 이제는 볼 수 없는 얼굴에 어떤 애정을 덧붙이면서 해를 마무리하곤 해요. 잘 살고 있길 바라면서요… 이별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죠. 파스칼 랑베르의 <사랑 닫다>는 그런 폐허의 풍경을 잘 담고 있는 희곡이라고 생각해요. 상처와 이별, 사랑을 다룬 프랑스 희곡입니다. 헤어지기 전 연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말로 서로를 공격해요. 하나였던 그들이 이제 둘이 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줍니다. 읽는 내내 심연이 훑고 지나간 자리 앞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감정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전달될 거예요.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를 공격할 때의…
채원
새해 첫날,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랑
새해 첫날은 쉬는 날이니까 여유 갖고 <<그리스 비극>>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작품들 중 아가멤논 가계에 얽힌 비극 10편을 하나의 서사로 엮은 작품이에요. 그리스 비극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신년에 뭔가 새로 마음을 다졌을 때, 그때를 넘기면 읽기에 조금 부담스러운 분량과 주제랍니다. 🙂
채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려요.
두유
이번 인터뷰 덕분에 지만지드라마의 2025년 한 해 활동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채원 님, 감사해요. 2026년을 맞아 지드 팀은 숙원 사업이었던 창고 정리를 3시간 반에 걸쳐 마쳤습니다. 공간이 트이니 마음도 넉넉해지네요. 독자님들은 2025년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마음으로 2026년을 맞이하고 계신가요? 지만지드라마는 올해도 꾸준히 정진하며, 좋은 희곡들을 힘차게 선보이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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