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트 라인

Fault Lines


  왜 <폴트 라인>일까?


그린란드에서 말도 안 되는 일 중 하나는 
여름에, 하루 24시간 동안 내내 해가 떠 있다는 거야.
−조너선, 〈그린란드〉, 23p.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곳입니다. 제곱킬로미터당 0.26명. 

거기에선 한 사람과 다른 사람 사이의 거리가 4킬로미터씩 떨어져 있는 셈입니다. 

 

모든 것이 마음만 먹으면 연결되는 세상에서, 개인이 품은 고독은 이상하게도 점점 부풀려집니다. 

언제든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기술적인 환상 같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흐름에 놓여 있는 걸까요?


여름이 다가오는 길목에서, 차가운 속성을 지닌 이야기 세 편을 준비했습니다. 

자기 안에서 치솟기에 마땅한 계절에 니컬러스 빌런의 희곡집 《폴트 라인》의 수록작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를 무대 위에서 선보입니다.


결함, 균열, 잘못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Fault’는 내밀하면서도 동시에 냉혹한 깨달음의 순간을 은유합니다.

우리는 섬처럼 흩어진 인물들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폭발 직전의 강렬함을 목격합니다. 

저마다의 균열을 겪으며 끊임없이 갈라지고 흔들리는 세상에서 과연 서로는 어떻게 엮일 수 있을까요?


지독하리만치 순환적인 이 현상 속에서, 어긋난 지각의 틈 사이로 우리가 외면해 왔던 곳,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구와 우리의 중심이던 곳을 아슬아슬하게 건드려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6. 5. 26.

지만지드라마 편집부

  낭독극 <폴트 라인> 백배 즐기려면?

나눠 드린 책과 함께 보세요.

배우들은 앉은 자리에서 인물을 표현할 겁니다. 각각의 인물이 내는 소리, 들이쉬고 마시는 숨 그리고 그것들의 합인 앙상블을 그대로 감상하셔도 됩니다. 간혹 책으로 눈을 돌리고 소리만 들으며 눈앞이 진짜 무대라 생각하고 상상한 인물을 불러내도 됩니다.

 

이 기획은 “일상 공간이 극장이 된다면?” 하는 가정에서 출발했습니다.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곳은 평소 출판사 직원들이 생활하는 공간입니다. 완벽한 극장 시스템을 갖추진 못했지만 극장 특유의 엄숙한 분위기를 벗었습니다. 다른 관객의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음료, 간식을 즐기시면 됩니다.


세 작품은 모두 독특하게도 독백(Monologue)의 형식을 취합니다. 

무대 위 배우들은 감추고 싶었던 인간의 나약함과 모순을 날카롭게 고백합니다. 

인물들의 대화가 끊어지고, 스스로 말을 가로막는 순간들은 그 자체로 내면의 균열을 드러냅니다.

얼어붙은 빙하와 충돌하는 지각처럼 격렬한 독백으로 진행되는 이번 낭독극은 

극의 분위기를 극대화할 ‘스모키 얼그레이 하이볼(논알코올)’과 ‘기본 안주’가 함께 제공됩니다.

입안에 머무는 묵직하고 씁쓸한 맛, 잔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서늘한 소리와 함께 

섬처럼 고독한 이들의 세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전조를 온전히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공연 시간은 인터미션 10분을 포함해 약 150분입니다.

  왜 낭독극일까?

희곡 전문 출판사에서 왜 낭독극 제작을 하느냐고요?

지만지드라마는 문학성과 공연성이 두루 탁월한 전 세계 희곡을 출판합니다.


희곡은 문학이면서 공연 대본입니다.

활자로만 보면 희곡의 언어는 시, 소설에 비해 거칠고 엉성합니다.

프로덕션 과정에서 희곡은 대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창의적이면서 절제된 퍼포먼스(낭독극)는 독자 관객이 무대를 상상할 수 있게 여백을 두는 동시에 문학 텍스트로서 희곡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낭독극은 독자 관객이 희곡과 입체적으로 만나는 거의 완전한 방법입니다.


희곡 전문 출판사 지만지드라마에서 제작하는 낭독극은 독자 관객에게 희곡의 매력을 온전히 전할, 자체로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가 될 것입니다.

  나오는 사람들


그린란드 Greenland


조너선 역 | 김영욱 배우님

“얼음도 우리처럼 자신들의 신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얼음이라는 빙하를 통해 우리의 과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죠.”

타냐 역 | 정윤선 배우님

“가끔 궁금한 적 없었어요? 어떤 단어, 일종의 암호라든가 이름 같은 게 있어서, 그걸 계속 반복해서 말하면 숨이 절대로 모자란 일이 없게 되는, 그런 건 없을까 하고.”

주디스 역 | 최재윤 배우님

“도대체 그가 내게서 무엇을 본 건지 궁금할 때가 있어. 내가 이국적으로 보였던 걸까? 예술가라서? 암튼 우리가 공통점이란 걸 가지고 있다면, 그건 상대방의 직업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었다는 점일 거야.”


아이슬란드 Iceland

카산드라 역 | 박한진 배우님

“그들이 날 찾아낼 거고, 체포할 거고, 학생 비자로 있는 나를 추방할 거예요−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한다고 해도 내 말을 믿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하림 역 | 이상홍 배우님

“진보주의자들은 이런 얘기 듣는 거 존나 싫어해. 하지만 진실은, 그들도 주식 시장이 폭락하는 걸 똑같이 두려워한다는 거야.”

안나 역 | 김환희 배우님

“우리는 도구일 뿐이죠. 그리고 그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잖아요?”


페로 제도 Faroe Islands

다라 역 | 이현지 배우님

“분주한 도서관 입구에 서 있는 한 소녀−그것도 귀엽고 금발에 키가 150센티미터도 안 되는 소녀−가 냉장고 사이즈 덩치의 세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통제할 수 없는 울음을 터뜨리며 흐느끼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작품 <폴트 라인>에 대해

 《폴트 라인》에 수록된 세 편의 작품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를 무대 위에서 선보입니다.





#지구온난화 #빙하학자 #위스키 #섬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며 지도에 없던 새로운 섬이 발견된다. 작품은 기묘한 사건을 배경으로 빙하학자 ‘조너선’과 그의 아내 ‘주디스’, 조카 ‘타냐’ 세 인물의 독백을 차례로 펼쳐 놓는다. 빙하가 후퇴하며 감춰졌던 미지의 땅이 드러나듯, 인물들의 내면 깊숙이 묻어 두었던 상실의 고통과 분노 역시 서서히 수면 위로 차오른다. 파편화된 세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면, 관객은 비로소 한 가족을 갈라놓은 비극의 서늘한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머니클립 #화산폭발 #심리스릴러

에스토니아 유학생 ‘카산드라’, 돈을 숭배하는 부동산업자 ‘하림’, 그리고 의문의 여인 ‘안나’ 세 사람이 낯선 이의 아파트에서 맞닥뜨린다. 상황은 이미 벌어진 후다. 비극을 목격한 이들의 머릿속엔 하나의 질문이 맴돈다. ‘내가 왜 그랬을까?’ 탐욕으로 가득한 자본주의 논리 속에서 서서히 붕괴되어 가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극.



#고래사냥 #환경운동 #이중성

환경 단체 ‘고래 액션 허브’의 활동가 ‘다라’가 무대에 올라 관객 앞에서 기조연설을 시작한다. 다라는 자신이 고래 보호 활동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들려주며, 함께 변화를 꿈꾸었던 동료 ‘레이철’과의 일화를 꺼낸다. 페로 제도의 전통 고래 사냥 방식인 ‘그린다드랍’을 둘러싼 논쟁의 이면은, 스스로 옳다고 믿는 이상주의 뒤에 숨은 자기합리화의 씁쓸한 민낯을 겨냥한다.


  작가 니컬러스 빌런에 대해

니컬러스 빌런은 주로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균열과 틈을 파고들어, 타인과 연결된 우리 자신의 존재론적 의미와 관계의 핵심에 놓인 가치들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가입니다.


3부작 희곡집 《폴트 라인》은 지각이 끊어지고 양쪽 암반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흔적을 뜻하는 지질학 용어 ‘단층선(fault lines)’을 가져와, 사회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균열을 서늘하고 날카롭게 포착했습니다.


국내 관객에게는 데뷔작 〈엘리펀트 송〉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직접 각본을 쓴 동명의 영화(찰스 비나메 감독, 자비에 돌란 주연)는 2014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 소개되었으며, 2015년 캐나다 스크린 어워드 최우수 각색상과 WGC 장편 및 미니시리즈 부문 스크린 각본상을 수상하며 탁월한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최근에는 10년 넘게 숨겨 온 이웃의 끔찍한 비밀을 알게 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신작 〈더 네이버스(The Neighbours)〉를 북미 초연으로 선보이며 평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 외 대표작으로는 〈도살자(Butcher)〉(2014), 〈세이프 워드(The Safe Word)〉(2011), 〈사랑의 척도(The Measure of Love)〉(2005) 등이 있으며, 희곡 집필 외에도 오페라 리브레토, 단막극 등 다방면에서 스펙트럼 넓은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극장에 대해

출판사 로비를 극장으로 꾸몄습니다

무대가 바로 보이도록 좌석을 배치했습니다.

객석에 단차가 없지만 최대한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출입구 쪽 계단을 따라 한 층 올라가시면 화장실이 나옵니다.

무대 뒤편 계단을 따라 내려가시면 중간에 화장실이 나옵니다. 공연 중에는 이 공간이 배우 동선에 포함되므로 위층 화장실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티켓 수령 및 입장은 공연 15분 전부터 가능합니다.

출입구로 들어와 오른편에서 티켓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짐 보관이 필요하다면 이때 미리 스태프에게 말씀해 주세요.

객석 뒤편, 티켓 받으신 곳에서 현장 스태프가 대기 중입니다. 공연 중에 특별한 요청 사항이 생겼다면 조용히 손을 들어 스태프와 눈을 마주쳐 주세요.


주차장이 따로 없습니다.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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