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間지〉 2026 여름호 | 희곡 인 마이 포켓
희곡을 가까이에서 즐기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서포터즈 정인이 희곡 속 명대사를 소장할 수 있는 배경화면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희곡의 문장을 꺼내 보세요.
정인(노라조 2기)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이야기를 상상하는 사람. 끊임없이 무대를 세우고 허무는 희곡처럼 ‘열린 세계’로서의 예술을 전합니다.
7월의 희곡 인 마이 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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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
김마딘 지음
dOnut
이하라 지음
참외가 데굴데굴 굴러가면
김다솔 지음
새벽 | 오랜만에 심장 소리가 들려. 쿵… 쿵… 이런 거. 쿡쿡 찌르는, 그런 거 말고.
_p. 106
결혼을 앞둔 새벽과 여정은 같은 집에서 살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갑니다. 함께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수록 멀어지는 두 사람. 그러던 어느 날, 각자 먼 외국으로 파견을 나가게 됩니다. 점점 벌어지는 시간과 거리 속에서 두 사람은 끝내 서로의 시차를 좁힐 수 있을까요?
1. 시차를 넘어서
이 희곡의 ‘시차’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조금씩 엇갈려 가는 마음의 거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밤낮의 경계가 흐릿해진 노동, 쌓여 가는 피로, 말하지 못하는 고민과 같이 현대인이 겪는 고립을 보여 줍니다.
2. 서로를 향해 간다는 것
시간은 때로 힘들었던 순간마저 아름다운 기억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새벽은 여정과 처음 만났던 여행지를 환상적인 곳으로 기억합니다. 그 여행지로 파견을 나가게 된 여정. 새벽과 그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합니다. 그때 거기는 지금 여기가 됩니다. 더 이상 아름답기만 한 장소가 아닐지라도, 두 사람은 다시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내딛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다른 시차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 거리가 멀더라도 우리는 서로를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을까요?
도둑 | 나는 이제껏 도넛 모양의 운명 속을 헤매 왔던 거야! 도넛은 나였어! 내가 도넛이었어!
_p. 47
도넛 가게 안에 어딘가 이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훔친 음식을 먹어야만 배부른 도둑, 기계처럼 일하는 알바생, 사랑을 잃은 손님, 버려지는 모든 것에 사과를 요구하는 고시생, 인간은 중력을 벗어나야 한다고 믿는 박사까지. 어느 순간, 그들은 자신 안에 뚫린 도넛 같은 구멍을 마주하게 됩니다.
1. 도넛 가게에서 만난 우리의 얼굴들
마음속에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구멍이 있나요?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상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결핍과 불안은 낯설지 않습니다.
일을 해도, 사랑을 해도, 꿈을 좇아도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공허. 가운데가 비어 있는 도넛처럼, 인물들은 저마다의 구멍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모습에서 우리는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2. 비어 있기에 이어지는 것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람은 계속해서 서로를 사랑한다는 겁니다.”
_p.78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삶의 구멍. 그럼에도 우리는 그 구멍을 통과해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사랑하려 합니다.
어쩌면 그 구멍은 타인과 이어질 수 있는 틈이 아닐까요? 도넛의 가운데가 비어 있듯, 우리의 빈자리 또한 누군가를 향해 열려 있는 공간인지도 모릅니다.
김다솔 지음 / 2025 봄 작가, 겨울 무대 희곡집 수록작
마을 여인 2 | 다시 또 쌓으면 돼요. 매일은 아니어도, 자주. 모래가 쌓이지 않게 후− 불어 가면서.
_p.227
오래전 태풍이 지나간 해안가 마을. 사람들은 소중한 이들을 잃었습니다. 돌아올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들이 오기를 바라며 모래사장에, 참외밭에 돌탑을 쌓습니다. 어느 날 자신을 ‘부수는 사람’이라 소개하는 사내가 홀연히 나타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왜 아직도 탑을 쌓느냐고, 무엇을 기다리느냐고. 그 질문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마주하게 될까요?
1. 아무 소용이 없을지라도
‘사내’는 모든 것을 잊고 그만두고 싶어 하는 우리 안의 마음일지 모릅니다. 이 희곡에서는 금세 무너져 내리는 마음과 다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얽히고설켜 자라납니다.
사내는 지쳐 버린 마을 여인들과 할아버지의 부탁대로 돌탑을 부숩니다. 그 탑이 허물어진 자리에서 사람들은 깨닫습니다. 계속 살아서 나의 밭을, 우리의 마을을, 그리고 마음을 지키겠다는 것을요. 그 다짐은 비가 와도, 슬픔이 찾아와도 참외처럼 단단하게 영글어 갑니다.
2. 허물고 다시 세우는 사람
“덩굴은 혼자서 자랄 수 없어. 꼭 의지할 곳이 필요하지.”
사람들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갑니다. 등을 토닥여 주고 함께 돌을 쌓으며, 사랑하는 이들을 기억합니다. 이 작품은 상실의 이야기인 동시에, 그 슬픔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친 순간, 곁을 내어주는 다정함이 필요할 때 이 희곡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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