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

El Crítico 


  왜 <비평가>일까?

볼로디아가 지적했듯 〈비평가〉는 연극을 다룬 숱한 드라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제는 연극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 작품들이 지겨워요. 셰익스피어도 그런 작품을 몇 개 썼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물론 나쁘지 않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연극에 대한 작품들은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한테만 재미있어요.
볼로디아, 〈비평가〉, 15p.


볼로디아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비평가〉는 초연, 재연, 삼연을 거치며 많은 독자 관객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그러니까 〈비평가〉는 “연극을 다룬 숱한 드라마” 가운데 드물게 아주 재밌는 드라마입니다.

볼로디아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진실을 두려워한다고.

그럼에도 감히 진실을 쓰기로 한 몇 안 되는 작가만이 오래간다고.


정말 그렇습니다.

진실은 내면의 두려움이라는 프리즘을 기치면서 굴절합니다.

기억은 유리한 쪽으로 부풀고, 불리한 사정은 납작하게 눌렸다 끝내 폐기됩니다.

거기에 이해와 관계가 얽히고설키면 최초의 진실은 사라지고 기원과 출처를 알 수 없는 거짓이 부옇게 번져 시야를 가립니다.

나와 내가 속한 세계를 “진실”하게 마주하기는 이렇게나 어렵습니다.


스카르파는 말합니다.

눈앞의 진짜를 알아보지도 못하면서 감히 무엇이든 가짜라 단정하고 경멸하는 것, 그게 바로 진실을 좇는 말들의 허위라고.


정말 그렇습니다.

두려움으로 진실을 외면했던 내 속의 비겁은 같은 힘으로 섣불리 거짓을 판별하고 경멸하도록 나를 부추깁니다. 

가짜를 매도하는 모진 말들 토해 내면서 동시에 습관처럼 거짓을 내뱉습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 엄격히 진실을 추구하는 위선을 기꺼이 섬기고,

말 가운데 거짓이 섞일까 봐 차라리 침묵하면서 진정이 다칠까 봐 오히려 넉넉하게 여지를 두는 어설픔을 기꺼이 비웃습니다.

나와 내가 속한 세계에서 “거짓”을 거두기가 이렇게나 어렵습니다. 


〈비평가〉는 “연극”에 비유해 결국 매일 세계와 다투는 “내 삶”을 조명하는 드라마입니다.

그러니 재밌을 수밖에요.


볼로디아는 비평을 통해 스카르파를 진짜 작가로 성장시키려 합니다.

스카르파는 극작을 통해 볼로디아가 찾는 진짜가 자신임을 증명하려 합니다.

마요르가는 둘을 링에 세우고 긴박하게 대결을 전개한 다음 말합니다.


모두가 움직일 때는 멈춘 사람만이 제대로 봅니다. 모두가 떠들 때는 침묵하는 사람만이 제대로 듣습니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따라 가지 마세요. (...) 현재 흐름에서 벗어나 감히 고독과 조롱을 마주하세요. 그리고 저항하기 위한 눈을 준비하세요.
스카르파, 〈비평가〉, 73p.


비웃음을 사더라도 백기를 던지고 링을 빠져나와 저항하는 눈으로 “제대로” 세계와 마주하기 위해 오늘 〈비평가〉를 펼쳤습니다.


2025. 12. 2.

지만지드라마 편집부

  낭독극 <비평가> 백배 즐기려면?

나눠 드린 책과 함께 보세요.

배우들은 앉은 자리에서 인물을 표현할 겁니다. 각각의 인물이 내는 소리, 들이쉬고 마시는 숨 그리고 그것들의 합인 앙상블을 그대로 감상하셔도 됩니다. 간혹 책으로 눈을 돌리고 소리만 들으며 눈앞이 진짜 무대라 생각하고 상상한 인물을 불러내도 됩니다.

 

이 기획은 “일상 공간이 극장이 된다면?” 하는 가정에서 출발했습니다.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곳은 평소 출판사 직원들이 생활하는 공간입니다. 완벽한 극장 시스템을 갖추진 못했지만 극장 특유의 엄숙한 분위기를 벗었습니다. 다른 관객의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음료, 간식을 즐기시면 됩니다.


완전히 다른 두 볼로디아와 두 스카르파, 그리고 두 <비평가>입니다.

공연 때 제공될 와인도 다릅니다. 



이수진, 조은정 배우가 출연하는 <비평가> 공연 때 제공될 와인은 그리뇽 레 아드마르 르 뷔우 트루폴리에입니다.

그르나슈(Grenache), 시라(Syrah), 카리냥(Carignan)을 조합한 블렌드 와인입니다.

그르나슈는 체리와 라즈베리의 은근한 달콤함으로 와인의 첫인상을 부드럽게 열어 줍니다.

다음으로 후추와 허브 향이 짙은 시라가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카리냥은 둘 사이를 잇고 붙듭니다. 은근한 타닌과 산도로 균형을 이루며 와인의 전체 구조를 묵묵히 떠받칩니다.


그르나슈를 닮은 스카르파가 이 연극을 열어 줍니다.

시라를 닮은 볼로디아의 진중한 목소리가 극에 긴장을 불어넣습니다.

카리냥처럼 연극이 둘을 잇고 붙듭니다. 


두 인물과 연극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에 이 한 잔을 곁들여 보세요.

부드러움과 강단 사이,

끊임없이 흔들리는 맛을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연극, 아니 삶을 얘기하는 두 인물의 논쟁에 

기꺼이 뛰어들고 싶어질 거예요.


서우진, 박규욱 배우가 출연하는 <비평가> 공연 때 제공될 와인은 라 푸리시마, 모나스트렐(La Purisima, Monastrell)입니다.

19세기 해충 필록세라 창궐로 유럽 와인 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후 유럽에선 대부분 미국종 접본 포도나무를 사용해 와인을 만듭니다.


모나스트렐만큼은 다릅니다.

땅속 깊숙이 뿌리내리는 품종으로, 필록세라조차 맥을 못 쓰는 스페인에서도 특히 뜨겁고 건조한 지역에서 재배되기 때문입니다. 


만생종인 모나스트렐은 한낮에 천천히 당도를 올리다가 밤에 기온이 뚝 떨어지면 익는 것을 멈추고 신맛을 보존합니다. 긴 시간 느긋하게 익어 가며 당도와 산도의 균형이 탁월하고 진한 색상과 부드러운 타닌을 함유한 포도가 됩니다.


산지의 고약한 기후는 볼로디아를,

모나스트렐의 꿋꿋하고 고집스러운 생명력은 스카르파를 닮았습니다.

와인과 함께 두 사람의 논쟁을 즐겨 주시길 바랍니다.



*공연 시간은 약 80분입니다.

  왜 낭독극일까?

희곡 전문 출판사에서 왜 낭독극 제작을 하느냐고요?

지만지드라마는 문학성과 공연성이 두루 탁월한 전 세계 희곡을 출판합니다.


희곡은 문학이면서 공연 대본입니다.

활자로만 보면 희곡의 언어는 시, 소설에 비해 거칠고 엉성합니다.

프로덕션 과정에서 희곡은 대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창의적이면서 절제된 퍼포먼스(낭독극)는 독자 관객이 무대를 상상할 수 있게 여백을 두는 동시에 문학 텍스트로서 희곡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낭독극은 독자 관객이 희곡과 입체적으로 만나는 거의 완전한 방법입니다.


희곡 전문 출판사 지만지드라마에서 제작하는 낭독극은 독자 관객에게 희곡의 매력을 온전히 전할, 자체로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가 될 것입니다.

  나오는 사람들

  작품 <비평가>에 대해

볼로디아는 여느 때처럼 공연을 보고 돌아와 평론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때 뜻밖의 손님이 찾아옵니다. 극작가 스카르파입니다. 

둘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 볼로디아는 쓰디쓴 혹평으로 신인 작가 스카르파에게 큰 좌절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제 스카르파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인정받는 대작가가 되었습니다. 10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연극은 무엇인가’를 놓고 격렬한 토론을 펼칩니다. 


“당신이 날 본다면,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단 걸 알 텐데.”

  작가 후안 마요르가에 대해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극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2011년 ‘라 로카 데 라 카사(La Loca de la Casa)’라는 극단을 창립해 1년에 한 번 직접 연출한 작품을 무대에 올립니다. 


연극은 즐거움과 감동 외에도, 관객들이 삶과 자신이 속한 세계를 조명해 볼 수 있는 뭔가를 던져 주어야 한다고 마요르가는 생각합니다. 


수학과 철학을 전공한 이력을 증명하듯 극 언어가 수학처럼 정확하기를 추구하고, 진정한 연극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끼거나 회피하는 것에 시선을 고정하도록 만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 대표작

<스탈린에게 보내는 연애편지(Cartas de amor a Stalin)>(1999)
<천국으로 가는 길(Himmelweg)>(2003)
<하멜린(Hamelin)>(2005)
<맨 끝줄 소년(El chico de la última fila)>(2006)
<다윈의 거북이(La tortuga de Darwin)>(2008)
<영원한 평화(La paz perpetua)>(2008)

<갈라진 혀(La lengua en pedazos)>(2011) 
외 다수. 


현재 그의 작품들은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며, 가장 많은 상을 수상했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는 물론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폴란드어, 아랍어, 그리스어 등 25개 언어로 번역되어 다양한 나라의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극장에 대해

출판사 로비를 극장으로 꾸몄습니다

무대가 바로 보이도록 좌석을 배치했습니다.

객석에 단차가 없지만 최대한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출입구 쪽 계단을 따라 한 층 올라가시면 화장실이 나옵니다.

무대 뒤편 계단을 따라 내려가시면 중간에 화장실이 나옵니다. 공연 중에는 이 공간이 배우 동선에 포함되므로 위층 화장실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티켓 수령 및 입장은 공연 15분 전부터 가능합니다.

출입구로 들어와 오른편에서 티켓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짐 보관이 필요하다면 이때 미리 스태프에게 말씀해 주세요.

객석 뒤편, 티켓 받으신 곳에서 현장 스태프가 대기 중입니다. 공연 중에 특별한 요청 사항이 생겼다면 조용히 손을 들어 스태프와 눈을 마주쳐 주세요.


주차장이 따로 없습니다.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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